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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한국의 저승사자와 저승삼차

by 전설시대 2025.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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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저승사자, 그 신비로운 존재

한국의 민간신앙에서 저승사자는 사람이 죽으면 검은갓과 검은옷을 입고 나나타 저승으로 데려가는 역할을 하는 존재로, 생과 사를 연결하는 매개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 전통문화 속에서 저승사자는 죽음의 사자가 아니라, 다양한 계급과 역할을 가진 신비로운 존재로 묘사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저승사자의 역할과 민간에서 전해 내려오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저승사자 이미지

1. 저승사자를 위한 사자밥

우리 조상들은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저승사자가 그 영혼을 데리러 온다고 믿었습니다. 이에 따라 저승사자를 대접하기 위해 ‘사자밥’을 차리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특히 경기도 남부 지역에서는 나무로 만든 절구통 위에 키를 올려놓고, 그 안에 밥과 짚신, 엽전을 올려 저승사자를 위한 상을 차려두었습니다. 이는 저승사자가 배불리 먹고, 수월하게 임무를 수행하도록 돕는 의미를 가졌습니다.

2. 저승사자의 직급과 역할

저승사자도 직급이 나뉘어 있으며, 가장 높은 관직을 가진 저승사자는 하늘에서 심부름을 하는 일(日)직차사와 땅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월(月)직차사입니다. 이들은 저승과 이승을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으며, 죽은 자의 영혼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존재로 여겨집니다.

또한, 사람이 죽을 때가 되면 저승삼차사가 찾아온다고 합니다. 삼차사는 세 명의 차사로 구성되며, 이들은 차례로 사람을 찾아와 데려갑니다. 

3. 저승삼차사의 방문 순서

저승삼차사는 사람이 죽기 한 달 전부터 차례로 방문한다고 합니다.

  1. 강림차사: 성격이 온화하며, 혼자 있을 때 잘 부탁하면 사람을 살려줄 수도 있다고 합니다.
  2. 이승차사: 이때부터는 죽음을 피하기 어렵지만, 여전히 살아날 가능성이 조금은 남아 있습니다.
  3. 저승차사: 마지막으로 저승차사가 오면 더 이상 피할 방법이 없으며, 반드시 저승으로 가야 합니다.

이들은 죽은 사람을 데려가기 위해 "적배지(죽은 사람의 명단이 적힌 문서)"를 들고 마을로 향합니다. 마을을 지키는 ‘본향 당신’에게 가서 죽은 자의 호적을 맞춰본 후, 그 사람을 데려갑니다.

4. 가정신들과 저승사자의 대립

하지만 저승사자가 죽은 사람의 영혼을 데려가는 것이 항상 쉬운 일은 아닙니다. 집안에는 다양한 가정신(家庭神)들이 머물며 가족을 보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일문전신: 집의 정문을 지키는 신으로, 저승사자가 대문을 통과하지 못하게 막습니다.
  • 뒷문전신: 저승사자가 뒷문으로 들어가려 하면 이를 가로막습니다.
  • 조왕신: 부엌을 지키는 신으로, 집안에 침입하려는 저승사자를 저지합니다.

이처럼 한국의 전통신앙에서는 죽음조차도 가정신들의 보호 아래 있으며, 저승사자와의 대립이 벌어진다는 흥미로운 믿음이 전해져 내려옵니다.

결론

저승사자는 한국 민간신앙에서 매우 중요한 존재로, 단순한 사신(死神)이 아니라 다양한 계급과 역할을 지닌 복합적인 존재로 그려집니다. 또한, 가정신들과의 대립을 통해 조상들이 죽음을 단순히 두려워한 것이 아니라, 삶과 죽음 사이의 질서를 중요하게 여겼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날 저승사자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신비롭고 카리스마 넘치는 존재로 자주 등장하지만, 그 뿌리는 오랜 세월 전해 내려온 전통적인 민간신앙에 있습니다. 우리의 조상들이 믿어온 저승사자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 전통문화의 깊이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요?